서울시민, 대출 받아 ‘지방의 집’ 구입 비율 4년 만에 두배

김용현 | 입력 : 2018/04/16 [10:12]

서울 시민이 비서울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전세대란의 한 단면이라는 해석과 경기도 일대 분양권 투자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차주의 거주지별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 시민이 전국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받은 비율(건수 기준)은 2013년 12.8%에서 지난해 말 28.5%로 두 배 이상 커졌다.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 2조9437억원에서 3조3025억원으로 12.2% 증가했다. 

이번 자료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제일·씨티 등 시중은행 6곳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다.

대출 금액이나 건수 기준으로나 지난 4년간 서울 시민이 비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곳은 경기도였다. 서울 시민이 경기도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비율은 2013년 72.3%에서 2014년 72.6%, 2015년 73.6%, 2016년 75.8%, 2017년 77.7%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위는 줄곧 인천이 차지했다.

이를 두고 분양권 투자란 해석이 나온다. 2012년부터 강남권 대체 신도시 분양이 시작됐고 이후 경기도 일대 분양이 대거 이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5년은 위례·미사 등 경기도 일대에 분양권 투자가 가장 흥행하던 때이고 금리가 낮으니까 대출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세대란의 한 단면으로 볼 수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투자 목적도 있겠지만 서울에서 전세로 살다가 서울 외곽, 경기도권으로 나가서 내집을 마련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 시기에 경기도권 대출이 늘었다는 것은 그동안 벌어진 서울 전세대란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이 서울이 아닌 곳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은 3위 지역은 부동산 개발 호재가 있었던 시기마다 달라졌다.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 충남, 2014년 세종, 2015년 부산, 2016년 강원, 2017년 부산이었다. 2013~2014년 충남·세종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이뤄진 것은 정부청사 이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세종시의 지난해 집값 상승률은 4.29%로 서울(3.64%)보다도 높았다.

2015년 부산 지역의 대출금이 많았던 건 해운대 엘시티 더샵 분양 때문으로 보이며 강원도 역시 2016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로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다. 강 의원은 “특정 지역이 아닌 실구매자의 움직임으로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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