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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 정치 '막말'과 '색깔론'
 
논설고문 냐경택
 

▲     © 경기뉴스
“제 남편도 만족을 못 시키면서 미국을 만족시키겠다고?”


지난해 4월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자 도널드 트럼프가 비꼬면서 한 말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푸탕(매춘부의 자식)’이라고 욕했다.


일본에선 자민당 마루야마 가즈야 의원이 오바마에 대해 “흑인 노예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했다가 참의원 헌법심사회 의원을 사임해야 했다.

제2공화국 때인 1960년 대통령실 예산을 놓고 의원들끼리 언쟁을 벌이던 중 김선태 민주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향해 “이놈아, 넌 ×구멍이나 핥아!”라고 원색적인 욕설을 한 것은 국회 막말의 역사가 뿌리 깊음을 보여준다.


1999년 3월엔 이부영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제정구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의 억압을 받다가 속이 터져 ‘DJ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해 동교동계의 반발을 샀다.


유시민은 의원 시절 “보수언론은 독극물과 같은 존재”라며 비판 언론에 폭언을 퍼부었다.

지난해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죽여 버려 이 ××, 다 죽여”라고 한 친박(친박근혜) 핵심 윤상현 의원에게 공인 의식이라곤 찾기 어렵다.


정청래 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을 ‘꼬꼬댁’ ‘바뀐애’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한 정치인이 지난달 25일 청주의 탄핵반대 집회에서 ‘대한민국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있다’고 선동했다”고 발언해 한국당이 반발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트위터에서 박근혜 후보를 ‘그년’이라고 썼다가 역풍을 맞았다.

언행은 사람의 인격과 지적·사회적 수준을 드러내는 지표다.


정치인이 시장잡배들이나 씀 직한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는 일이 다반사다.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눈뜨고 못 볼 지경으로 흐르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어 자격 논란이 있다.’는 지적에 “0.1%도 가능성이 없지만 유죄가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당내 1차 예비경선에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후보들이 다수 컷오프를 통과했다. 지지율 낮은 후보들의 출마로 선거판을 희화화(戲畫化)한 것도 모자라 막말과 색깔론이 난무하는 막장 수준의 경선으로 국민들의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당내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홍 지사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1심에서 유죄, 2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은 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선에 도전한 것 자체가 논란거리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의 죽음까지 조롱하며 표를 얻으려 하다니. 그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비난이 커지자 “노 전 대통령은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고, 저는 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안 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변명했다. 끝없는 궤변으로 국민을 바보로 취급하고 있다.


다른 후보와 당 역시 퇴행적 주장으로 선거판을 흐리기는 매한가지다.

비현설적이고도 위험천만한 핵무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장하는가하면 ‘충천 대망론’으로 지역 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색깔론 제기는 더 심해졌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김정은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친김정은 정책을 즉각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대북 정책을 촉구하자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 이라는 막말까지 했다.


국민들이 정책 경쟁을 하기는커녕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런 경선을 주목할 리 없다. ‘개엄령을 선포하라.’거나 ‘군대는 일어나라.’는 시대착오적 구호가 당내 선거판을 주도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대선주자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언행은 사람의 인격과 지적·사회적 수준을 드러내는 지표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저서 ‘특혜와 책임’에서 “한국 고위층은 지위에 부합하는 지적 노력과 도덕적 수련을 하지 않고 성취에 걸맞은 사고와 가치관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막말


정치인은 도덕적 수련은 고사하고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부터 일독하기 바란다.






 
기사입력: 2017/03/29 [07:59]  최종편집: ⓒ g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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